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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 문화삼매경

[콘서트] 'Coffee Sound' 후기 + 잘가요, 달빛요정.

 

 

 

 

 

할리스커피에서 주관하는 행사중에 에코 커피슬리브를 증정하는 프로모션이 있었는데

2차 당첨까지 되어서 콘서트를 다녀왔다. 시간이 꽤 지난지라 공연에서 찍었던 사진들을 찾느라고 애먹었다.

(각종 뮤지컬, 공연 사진이 너무 많아 하드가 터지게 생겼음, 리뷰 쓰기도 귀찮아)

 

할리스 커피의 영향인지, 공개방송의 이름을 <Coffee Sound> 라고 지었더라.

하나TV에서 매주 실력있는 인디들을 선정해 인터뷰와 음악을 심층적으로 방송해준다던데,

나는 한번도 방송을 본적 없어

어떤식으로 진행되나 검색하다보니 라인업이 무려........ 무려.........................

 

 

이자람 밴드, 치즈스테레오, 좋아서 하는 밴드, 이한철,

더 박스 버스 라이더스, 카스텐, 어쿠스트릿, 타루,

브로콜리 너마저, 뜨거운 감자, 보드카레인, 노리플라이,

오! 부라더스, 오지은,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올라이즈밴드,

허클베리핀, 문샤이너스,  안녕바다, 시와, 소히, 10cm

(빨간색 이름은 순전히 내 편애..) 핡...

 

 

 

모아봤자 몇장 안되는 당시 공연 사진을 블로그에 던진다.

 

 

 

 

 

 

이 콘서트가 끝난 뒤 정확히 6개월 후에 인터넷 뉴스에서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이 사망했다는 경악스러운 소식을 읽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한번도 만나보지 못한 (前) 대통령의 서거 소식보다

퀘퀘한 홍대 라이브홀에서 여러번 마주해 노래를 들었던 달빛요정의 죽음이 훨씬 충격적이였다.

지독한 생활고에 시달리면서도 공연을 했던, 심지어 앨범을 내놓고도

지하 단칸방에서 치킨배달을 하며 음악을 포기하지 않았던 지하요정.

많은 사람이 밑바닥에 쳐박혀 질척거릴때 지하요정 이진원의 음악을 찾았었지.

여러분이 음반을 주문해서 받았는데 물품에서 담배냄새가 한가득 난다면?

당연히 불쾌감을 감추지 못할것이며 심할경우 해당 판매업체에 항의메일을 보낼 수도 있다.

하지만 달빛요정의 앨범에서 담배냄새가 날 경우,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왜냐고? 그게 정품이라는 증거니까.

이진원은 1인 가내 수공업으로 음반을 생산한다. 자신의 음반을 주문한 팬들에게

손수 직접 포장해서 배송까지 한다는 소리다. 이 눈물겨운 작업은 자랑할건 아니지만

그의 자조적인 노래와 데칼코마니마냥 딱 맞아 떨어진다.

저작권료를 도토리로 주는 세상, 예술가는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하니까 1년에 천만원만 벌어도 만족하지 않느냐고 묻는 세상,

돈이 없으니 연애도 못하는 세상. 잘가. 고생 많았네. 나의 지하요정.

그래도 우린 우리 힘으로 먹고 살았으니, 그것 하나는, 떳떳하잖아.

 

 

 

-

 

 

 

 


어제 나는 기타를 팔았어 / 처음 샀던 기타를 아빠가 부술때도

슬펐지만 울지는 않았어 어제처럼 / 내일부턴 저금을 해야지

그래도 난 한때는 세상을 노래하는 가수였는걸 / 언젠가는

다시 기타를 사야지 (달빛요정 역전만루홈런, 치킨 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