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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개인적인

슬프지 않게 "하루는 학교 갔다와서 엄마방에 들어갔는데 엄마가 죽은 듯이 누워있는거야. 멀리서 잠자코 쳐다보고 있었어. 우선은. 근데 엄마가 십분이 지나도 이십분이 지나도 계속 그 상태로 누워서 일어나지 않는 거야. 뒤척이지도 않고. 정말 죽은 사람 처럼." "그래서." "가까이 가봤지.코앞에서 내려다봤어.숨도 쉬지 않는것같았어. 그래서 생각했지. 울 엄마 죽은 걸까. 눈물이 나려는데 엄마가 눈을 번쩍 떴어. 그리곤 일어나서 방을 나가더니 점심을 차려서 다시 돌아왔지. 숟가락을 내 손에 쥐어주면서. 그 일에 대해선 아무 설명도 안해줬어." "넌 왜 안 물어봤는데?" "왠지 물어보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으응." "그리고 다음주 그 요일에. 또 그 다음주 그 요일에. 또 그런식이였어. 죽은 사람 처럼 꼼.. 더보기
[Moissanite] 언니, 당신 말이 옳았어요. 그러니까. 내가 존경하던 그 사람이 스물 세살이었을 무렵. 자기도취적이며 집요하던 스무살의 내게 말했다. -아마 니가 스물 세살즈음 되면 아마도. 너희 부모님과 친구들의 부모님이 아프기 시작할꺼야. 가족의 의미가 남달라질꺼고. 니가 스물 세살쯤엔 친구 아버님의 장례식장에 처음 가보게 될꺼야. 결혼한다고 하는 친구도 생길꺼야. 지금 내가 그렇거든. 정말 그랬다. 그 사람의 말은 단 한번도 틀린적이 없었다. 우리 부모님은 지금 아프시고 친구 아버님의 장례식에 다녀왔다. 그리고 이제 사랑하는 내 특별한 친구는 결혼을 한다. 나는 결코 평범하다고 말할 수 없는 과거를 지냈다. 실제로 경험하기 전에는 절대로 상상할 수 없는 종류의 삶. 불안과 죄책감과 혼돈. 선명하고 충격적이며 경악스러운 일들을 태연하게 말 할 .. 더보기
[Moissanite] 잃은 것들에 대한 고찰 왜 지우고 싶은 사람들은 자꾸만 생각나고, 잊고 싶은 일들은 가끔 누군가와 나누는 술 안주가 되는걸까. 한때 서로 살아가는 이유를 깊이 공유했으나, 무엇인가로 서로를 져버려 지금은 어디서 무얼 하고 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들. 관계의 죽음에 의한 아픔이나 상실로 인해, 사람은 외로워지고 쓸쓸해지고 황폐해지는건 아닌지. 욕심을 부렸던 것 같아. 마음 속에 끝없이 피어난 욕심들이 결국 손에 잡을 수 없다는 것을 알게되는 매 순간을. 잡으려고 격렬하게 잡아두려고 상처를 냈던 것 같아. 사실 나는 내가 제일 두렵거든. 더보기
[Moissanite] 아름다운 사람 아름다운 사람 가끔. 정말 눈부시게 아름다운 사람이 있다. 외면적인것 뿐만이 아니라 무언가가 너무 매력적이라서 시선을 떼기 힘든. 나말고 다른것에 시선주는 것 조차 샘나고 아쉽고 아스라한 그런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저 존재해주고 바라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신께 운명에게 감사해지는 그런 사람도 있다. 삶의 활력소 같은 사람이 있었는가 하면, 짧은 생의 지독하리만큼 깊고 질척거렸던 어두운 시절을 견딜수 있게 해줬던 희망같은 사람도 있었다. 모두가 나의 Moissanite. 더보기
[Moissanite] 열일곱과 스물 둘의 앓이 열일곱과 스물둘의 앓이 깊은 잠을 자고 나면 봄이 올까. 정말 어두운 터널 속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될까. 청춘의 빛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빚이 늘어가는 현실 앞에서 그렇게 타협하거나 포기해야하는 것일까. 있잖아. 누군가는 그랬다. 젊다는 것 만으로도 큰 무기를 가진 것이라고. 늦었다고 하기에 우리는 젊지만 무기라고 하기엔 한없이 작다. 왜 음악을 하고 싶어하는가? 라고 4년전 물었던 질문과 그때 그 시절 내가 했던 대답 속 그 용기가 절실히 필요하다. 마음속의 열정이 사그라들어가고 바스락 소리가 나도록 말라 비틀어졌다는 것을 느낄 때 스물 셋 넷 스물 다섯 스물 일곱 서른 셋 그렇게 세월 속에 내가 품었던 열정은 아득해지겠지. 돌아가서 가져올 수 있을까. 열 일곱의 막막한 앓이, 그리고 황홀한 봄. 더보기
[Moissanite] 버릇, 습관 버릇, 습관 가끔 생각한다. 만약 아이를 낳는 것만큼 한 번 아파서 담배를 끊을 수 있다면 / 살 10킬로를 빼거나 찔 수 있다면 / 평생 식욕 조절이 가능하다면 / 집중력 향상이 가능하다면, 다들 그걸 택하지 않을까? 물론 아이 낳기처럼 고통의 시작과 끝이 정해져 있어야 하겠지. 아무리 아파도 죽지는 않는다는 게런티도 있어야겠고. 고통을 이기는 것보다 좋은 습관 들이는 것이 더 위대하다는 것을 느낀다. 아주 어릴 적에는 담배 못 끊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했었는데, 어느날 문득 깨달았다. 내가 설탕을 못 끊는 것, 귀찮아서 운동을 안 가는 것, 점심시간 후에 옥상에 올라가는 것, 그거나 담배 못 끊는 거나. 습관이나 버릇이란 건 대단하지 않기에 끊기가 훨씬 더 힘들다는 걸 점점 배우게 된다. 오늘 당장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