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그리고나의음악/ 아티스트이야기

김세헌, 추억의 한조각이 결혼을 한다

 


 

학창시절, H.O.T. 젝스키스, god, 신화, 클릭B 등등 수 많은 블록버스터급 아이돌들을
제치고 나를 사랑에 겨운 팬질하게 만들었던 흑매력 터지는 한국 가수 셋이 있었으니

그중에 하나가 현재 명실상부한 여신으로 거듭나계신 상꼬마 BOA요,
둘은 열여덟살에 작곡 기타 드럼 보컬 편곡까지 완벽하게 해내던 천재 뮤지션 김사랑이요,

셋은,
붉디 붉은 췌리색 머리를 휘날리며 무릎까지 내려오는 다크한 아이라인의
섹시한 눈빛으로 롹앤롤을 외치던 추억의 밴드 이브... 였던것이였던 것이였다.

우연히 길가다가 들어가게 된 별밤 공개방송에서 이브의 라이브 공연
(난 아직도 기억한다. 터질듯이 입으라고 만든 가죽바지가 널널할정도로
다리가 젓가락이잖아!! 사실 난 그들의 화려한 머리 색이 아니라 다리에 반했을지도.)
을 본 후로, 나는 남들 아이돌 좋아할때 혼자 우중충하고 난해한 가사의
당시 인디들을 쫓는 비주류음악의 매니아가 되어싸.

그 유명하다는 톤혁 준타 이름모르겠타 기타 등등의 팬픽의 쓰나미가 이미 한차례 끝나고
팬픽 문화가 저질이라는 말이 나올때쯤, 여러가지 이유로 인터넷 소설류를
진심으로 증오하던 나를 팬픽의 세계로 이끌고말았던 ㅋㅋㅋㅋㅋ
(결국 나도 흑과거를 1년가량 소지하게 되었다. 아이 짜잉나)


김세헌님이 곧 결혼을 한단다.
나는 김새의 어디가 좋았던것일까

빙구웃음?
반듯하게 생긴 마스크?
특이한 목소리?
착한 성격?
빨간머리?
바다같은 긍정 마인드?
닭발?
궁극의 작사실력?
팬질을 유발하는 매력적인 캐릭터?


얼마전 락페스티벌에서 늙지 않는 영원한 피터팬인줄 알았던
김세헌을 정말 오랜만에 봤을때 느꼈다. 이젠 진짜 중년이 되었구나.
아무튼 어릴적 내 추억의 조각의 센터쯤 되는 김세헌이 결혼을 한다니 신기하다.

빨간 머리의 꽃도 중년이 됐고, 열다섯살의 팬이였던 나도
어느덧 소리없는 팬질 10년째인 스물다섯이 됐다.


한국 오버 락씬의 암흑기
고릴라의 유려한 감각을 바탕으로 오버와 언더의 경계에서 나름의 입지를 다졌었던
나의 아이돌.

고릴라는 최근에도 건재하게 아이유, 브라운아이드걸스, 휘성 등
정상급 가수들에게 곡을 뿌리고 있어 이브의 팬질을 해대던 나에게
참 묘한 감정이 들게 한다. 이브의 리즈시절을 함께한
포텐 터지는 기타리스트 웅, 베이시스트 건님도 잘 살아 계시려나 모르겠다. 후후.